삼성전자 추가 관세 반대…250억달러 투자 공급망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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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의 베트남 타이응우옌 스마트폰 생산공장(SEVT) 전경.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주요 스마트폰 생산·수출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
미국이 베트남의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이유로 추가 관세를 검토하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제재 대상은 베트남 정부지만 실제 관세 부담은 현지에 생산거점을 구축한 한국 기업에도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2일 로이터통신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이사 전영현·노태문) 미국법인은 미국 정부에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베트남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삼성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의 주요 생산거점이라는 이유에서다.
USTR는 지난 5월 29일 무역법 301조에 따라 베트남의 지식재산권 보호·집행 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론을 내릴 기한은 오는 29일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베트남을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한 최우선 제재 검토국(Priority Foreign Country)으로 지정했다.
USTR는 공식 발표에서 베트남이 "지식재산권 보호와 집행에 관한 오랜 우려를 지속적으로 해소하지 못했다(a persistent failure to resolve long-standing concerns about IP protection and enforcement)"고 지적했다.
문제는 조사 대상과 관세 부담 주체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문제 삼는 것은 베트남의 불법 복제와 위조상품 유통, 지식재산권 보호 미흡 등이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베트남산 제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 해당 위반행위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제조업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약 250억달러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를 생산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다.
삼성전자의 제품 경쟁력이나 기술 수준과 무관하게 생산국의 통상 위험이 제품 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미국이 베트남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적용하면 미국 수입법인이 부담하는 통관 비용이 증가하고, 실제 손익 영향은 공급계약과 가격 전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 기업도 같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테슬라는 USTR에 제출한 의견에서 "미국 제조업체의 공급망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take into account the supply chain needs of American manufacturers)"고 요구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에 투자하더라도 일부 첨단 부품과 정밀 제조장비는 해외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국 철강·태양광·목재업계 등은 베트남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아 추가 관세를 요구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보호를 요구하는 미국 산업계 내부에서도 제재 방식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셈이다.
베트남산 제품은 이미 지난 7월 강제노동 관련 별도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1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번 지식재산권 조사는 이와 별개로 진행된다.
다만 추가 관세 부과 여부와 세율, 적용 품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 관세에 일정 세율이 일괄적으로 추가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삼성전자에 중요한 것은 관세율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통신장비가 실제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지다. 미국이 특정 업종에 한정해 제재하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광범위한 수입품에 관세를 적용하면 공급망 전반의 비용구조를 다시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의 해외 생산전략이 직면한 통상 위험을 보여준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성장한 베트남 생산기지도 미국의 대체 무역규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오는 29일 미국 정부의 판단은 베트남의 지식재산권 보호 수준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의 생산거점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건은 제재 목적에 맞는 제한적인 조치가 나올지, 베트남산 제품 전반에 비용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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