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환율 100원 낮춰도 영업익 568조 전망 유지…메모리 가격이 상쇄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6 15: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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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내년 환율 1440→1340원 하향…목표주가 61만원 유지
D램 출하 22%·판가 38% 증가 전망…LTA로 가격 하단 높아져
▲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SK증권이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을 100원 낮추면서도 삼성전자(대표 전영현·노태문)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 568조원을 유지했다. 수출기업에 불리한 원화 강세를 반영하고도 이익 전망을 낮추지 않은 것은 인공지능(AI) 메모리 공급 부족과 장기공급계약(LTA)이 환율 부담을 상쇄할 만큼 가격과 물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 변수가 환율보다 메모리의 가격 결정력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6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1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2일 종가 27만6000원과 비교하면 상승여력을 121%로 본 셈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4.2배에 불과하다며 현재 주가가 이익창출력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환율 전망 변화다.

SK증권은 2027년 원·달러 평균 환율 가정을 기존 1440원에서 1340원으로 100원, 약 7% 낮췄다. 통상 원화 강세는 달러로 벌어들인 수출 매출과 이익의 원화 환산액을 줄여 삼성전자 같은 수출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런데도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568조원으로 유지했다. SK증권이 환율 하락에 따른 부정적 효과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 효과를 더 크게 본 결과다.

메모리 전망을 보면 이 판단의 배경이 드러난다.

SK증권은 내년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이 올해보다 22%, 낸드는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38%, 2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순 계산하면 출하량과 가격 효과를 합친 매출 증가폭은 D램이 약 68%, 낸드가 약 48%에 달한다. 실제 매출은 제품 구성과 환율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이를 전체 메모리 매출 증가율로 볼 수는 없지만, 환율 하락을 흡수할 정도로 강한 업황을 전제로 했다는 점은 확인된다.

HBM의 가격 전망은 더 강하다. SK증권은 2027년 HBM 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LTA도 이번 전망의 핵심이다.

한 연구원은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3~5년의 수요 가시성을 확보하고 높은 가격 하단을 설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계약 물량이 먼저 배정되면 현물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줄어 공급 부족과 가격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과거 메모리 사이클과 다른 부분이다. 메모리 업체가 고객의 단기 주문에 따라 출하량과 가격 변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장기간 구매물량을 미리 확보하면 향후 실적의 변동성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한 연구원이 “시장에서 우려하는 메모리 가격 하락 및 감익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가격 상승률 자체보다 “실적 안정성과 가시성, 지속 기간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훨씬 중요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단기 실적에서는 환율 부담이 이미 반영되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06조원으로 예상했다. 전 분기보다 18% 늘어나지만 기존 전망치 111조원보다 4.5%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가정을 기존 1450원에서 1400원으로 낮추고 모바일경험·네트워크(MX·NW) 사업부의 손실 전망을 5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세트 사업의 부담과 달리 반도체 전망은 오히려 강해졌다. SK증권은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 분기보다 각각 17%, 15% 오르고 HBM 출하량도 분기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파운드리 역시 AI 수요를 바탕으로 수주와 가동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3분기와 2027년 전망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와 세트사업 부진 때문에 이익 추정치를 낮췄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를 넘어설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SK증권의 목표주가 61만원도 이 전망이 현실화한다는 전제에 서 있다. 2027년 D램·낸드 가격 상승과 HBM 가격 급등, LTA를 통한 수요 가시성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환율 하락에도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나 장기계약 조건이 예상보다 약해질 경우 환율 부담이 다시 실적 추정치에 직접 반영될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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