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더딘데 한 달 12% 오른 삼성SDI…증권가가 보는 ‘ESS 리레이팅’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2 15: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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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만원대서 53만원대로 반등…EV보다 ESS가 새 성장축으로 부상
NH, “합당한 리레이팅”·KB, “ESS 성장 기대”…미래에셋, 목표가 100만원
▲ 삼성SDI 기흥사업장(본사)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삼성SDI(대표 최주선)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2% 가까이 올랐다. 증권가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중심을 전기차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찾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와 북미 ESS 시장 확대가 맞물리면서 성장축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전력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이날 오후 장중 53만40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1일 종가 47만8000원보다 약 11.7% 오른 수준이다. 지난 9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8.30% 오른 57만4000원에 마감하는 등 최근 한 달간 변동성을 동반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실적에서도 ESS를 비롯한 고부가 배터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는 하반기 미국 각형 LFP 배터리 양산과 AI 수요 대응을 위한 무정전전원장치(UPS)·배터리백업유닛(BBU)용 배터리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5일 '합당한 리레이팅'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73만원으로 높였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고객들의 각형·원통형 배터리 선호 현상으로 수주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구조적인 재평가 요인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선그로우 관련 수주 가능성을 반영해 ESS 실적 전망도 높였다. 연간 10GWh 규모를 공급할 경우 매출 1조1000억원, 영업이익 5400억원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증권사 가정에 따른 전망으로 실제 수주나 실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KB증권 역시 전력 수요 증가를 투자 논리의 중심에 뒀다. 지난달 'Off-Grid, On-Grid. 상관없이 수혜라는 장점' 보고서에서 목표주가 74만원을 제시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EV 판매 부진과 중국 경쟁사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부담스럽지만 ESS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특히 미국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부족이 ESS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삼성SDI가 미국에서 건설하던 전기차용 설비를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면서 2026~2030년 전력 부족에 따른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나증권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지난 3일 '전기국가로의 대전환, ESS 후방 전초 기지 확보' 보고서에서 목표주가 66만7000원을 제시했다. 태양광 설치 증가에 따른 ESS 수요 확대를 주요 투자 포인트로 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실적과 신규 수주에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3개 분기 연속 서프라이즈 예상' 보고서에서 목표주가 100만원과 배터리 업종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북미 ESS와 유럽 완성차 업체 대상 LFP 각형 배터리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여력도 ESS 확대의 변수로 꼽힌다. 삼성SDI는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4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삼성증권은 이 자금이 GM과의 합작법인 청산 이후 북미 ESS 증설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기존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업황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하면서도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BMW 신차 출시에 따른 구형 모델 재고조정 등이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의 최근 주가 반등은 전기차 시장 회복보다 ESS가 새로운 실적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와 맞물려 있다. 지난달 21일 47만8000원이던 주가가 22일 53만원대로 오른 사이 증권사 보고서의 핵심 키워드도 'EV 회복'보다 'ESS 수주'와 'AI 전력 수요'에 집중됐다.

향후 재평가가 이어질지는 ESS 기대가 실제 수주와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북미 생산라인 전환과 신규 계약이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전기차 업황에 대한 실적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반면 수주나 생산 전환이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최근의 재평가 논리도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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