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대표 금품 전달 증언…계약·원가관리 내부통제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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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최근 방위사업청의 입찰참가자격 24개월 제한처분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임시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고 27일 공시했다. [LIG D&A] |
방위사업청 뇌물 공여 의혹에 휩싸인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신익현)의 방산사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신규 입찰 제한에 이어 기존 사업의 수의계약 자격과 원가 보상 이익까지 제재 대상에 오른 가운데 협력업체 대표가 LIG 임원에게도 금품을 제공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오면서 수주 과정 전반의 내부통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29일 방위사업청과 관련 공시,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LIG D&A는 뇌물 공여 및 원가 부정 혐의와 관련해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방산업체 지정 취소와 방산원가 관리체계 인증 취소 가능성까지 맞닥뜨렸다.
방사청은 지난 20일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인 24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의결했다.
방사청은 제재 근거로 개청 이후 최대 규모의 뇌물 혐의와 장기간의 계획적인 원가 부정행위, 방위사업의 공정성과 국가 안보에 미치는 악영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제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MBC는 지난 24일 방사청이 LIG D&A의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에 대한 방산업체 지정 취소를 검토하도록 산업통상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방사청도 25일 연합뉴스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방산업체 지정 취소는 신규 입찰 제한과 성격이 다르다. 입찰참가자격이 제한되더라도 지정 방산업체 지위를 유지하면 관련 규정에 따른 수의계약은 가능하다. 반면 지정 자체가 취소되면 해당 사업의 후속 양산을 수의계약으로 확보하는 길도 막힌다.
LIG D&A가 참여한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개발사업은 약 229억원 규모다. 양산 등을 포함한 전체 사업비는 1223억원에 달한다. 산업부가 지정 취소를 결정하면 LIG D&A는 개발 성과를 후속 양산 계약으로 연결하는 데 직접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지정 취소 검토는 소형무인기 대응체계 사업에 한정된다. LIG D&A의 모든 방산업체 자격이 일괄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산업부는 관계자 의견 청취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재무적 부담도 남아 있다.
방사청은 원가 부정 혐의와 관련해 LIG D&A의 방산원가 관리체계 인증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인증이 취소되면 그동안 추가 지급했던 1%의 보상 이윤을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환수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추정되지만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실제 환수 대상과 규모는 원가 부정 관련 조사와 별도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문제는 이러한 제재가 진행되는 와중에 LIG D&A 임원들을 상대로 한 금품 제공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는 점이다.
28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형사11부에서 열린 LIG D&A 임원 2명의 뇌물 공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협력업체 대표 C씨는 해당 임원들에게 총 7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C씨는 2023년 4월 LIG D&A 임원 B씨에게 상품권 2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5급 사무관 D씨가 사업 참여에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 표시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같은 해 7월에는 또 다른 임원 A씨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상품권 500만원을 마련해 D씨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후 D씨로부터 A씨에게 전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500만원의 상품권이 실제 A씨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증언에서 주목할 대목은 금품 전달의 경위다.
검찰은 LIG D&A 임원들이 방사청 공무원에게 유리한 사업 평가 등을 청탁하고, 협력업체와의 용역계약 등을 통해 뇌물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런데 협력업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방사청 공무원이 협력업체에 LIG D&A 임원들을 위한 상품권 마련까지 지시한 셈이다. 사업을 발주·평가하는 공무원과 원청 임원, 협력업체 사이에 금품 제공과 사업상 편의가 어떻게 연결됐는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검찰이 뇌물 제공 혐의와 관련해 수사한 방위사업은 소형무인기 대응체계를 포함해 총 6건, 약 915억원 규모다. LIG D&A 임원들은 이 과정에서 방사청 공무원에게 용역대금 등을 통한 3억원과 별도 현금 2000만원, 22억5000만원 상당의 용역계약 추천권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방사청 공무원이 받은 것으로 검찰이 판단한 전체 금품 규모는 4억6000만원대다.
협력업체 대표와 방사청 공무원 등 일부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LIG D&A 임원 2명은 뇌물 제공과 공모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소개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업무였으며 뇌물 자금 조성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LIG D&A 역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신익현 대표이사는 지난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회사 차원에서 뇌물 자금 3억원을 마련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건 발생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준법경영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회사는 행정제재에도 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LIG D&A는 지난 22일 입찰제한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임시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당초 29일 시작될 예정이던 입찰 제한은 11월 20일까지 효력이 정지됐다.
회사는 27일 정정공시에서 입찰제한 예정 기간을 11월 21일부터 2028년 11월 20일까지로 변경했다. 다음 달 5일 예정된 정식 집행정지 심리 결과에 따라 해당 일정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
소송 결과가 중요한 이유는 LIG D&A의 높은 공공부문 매출 의존도 때문이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거래 매출은 2조7773억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 4조3069억원의 64.5%에 달했다. 이는 입찰제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거래처의 매출 비중으로, 기존 계약 매출이 모두 즉시 중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제한 처분이 실제 집행되면 신규 수주와 중장기 매출 확보에는 부담이 불가피하다.
올해 말 계약이 예상되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사업도 변수다.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개발·양산 사업과 관련해 LIG D&A는 체계종합 분야 평가에서 앞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식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입찰 자격 문제가 불거졌다.
제재 효력이 되살아날 경우 계약 체결 가능성과 사업 일정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해질 수 있다. 반면 집행정지가 인용되면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이 LIG D&A에 던지는 문제는 단순한 제재 기간이나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검찰의 혐의 내용과 협력업체 대표의 법정 증언은 방위사업 수주 과정에서 협력사 선정, 용역대금 집행, 원가 산정과 임직원 금품 수수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게 한다.
형사재판에서 개별 임원들의 유무죄를 가리는 절차와 별개로 기업이 관리해야 할 위험이 계약 단계마다 드러난 셈이다.
LIG D&A는 법적 대응으로 당장의 입찰 제한 효력은 막았지만 방산업체 지정 취소와 보상 이윤 환수 검토는 여전히 남아 있다. 향후 재판과 행정절차의 결론뿐 아니라 회사가 협력업체 관리와 계약·원가 검증 체계를 어떻게 개선하는지가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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