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 판매 75% 늘렸지만 수익성 발목…점유율 확대의 대가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2 13: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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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차 판매 47% 증가·글로벌 점유율 사상 최고…EV 인센티브·가격 인하 부담 7270억원
NH투자증권, 목표가 19만→15만원…원가절감 확인 전까지 수익성 회복 '보수적'
▲ 기아 [연합뉴스]

기아(대표 송호성·송민수)가 전기차 판매를 빠르게 늘리며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수익성은 판매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보급형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가격 인하와 인센티브 부담이 커지면서 ‘더 많이 파는 전략’이 이익 증가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NH투자증권은 기아의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5만원으로 21.1%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전기차 가격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센티브 축소와 원가절감 성과가 실제 이익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수익성 회복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판매 지표만 보면 기아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기아의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84만7355대로 전년 동기보다 7.9% 늘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가 감소한 가운데서도 소매 기준 세계 시장점유율은 4%, 중국을 제외하면 5%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점유율도 5.8%까지 높아졌다.

성장을 이끈 것은 전동화차다. 3분기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등을 합친 전동화차 소매 판매량은 약 30만대로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전체 소매 판매 가운데 전동화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6.4%에서 36.2%로 9.8%포인트 뛰었다. EV 판매는 약 12만3000대로 75.4%, HEV는 약 17만2000대로 46% 증가했다.

문제는 전동화차 안에서도 차종과 지역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HEV 판매가 118% 늘었다. 반면 서유럽에서는 보급형 EV를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하면서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가격 인하 부담이 커졌다.

NH투자증권이 추산한 3분기 EV 인센티브 증가와 가격 인하에 따른 손익 부담은 7270억원에 달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3680억원과 중동 분쟁 장기화 영향 2090억원도 수익성을 눌렀다. 미국 자동차 관세 부담이 완화되고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이익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배경이다.

실제 3분기 매출은 31조59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 늘며 역대 3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4.3% 증가한 1조818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8%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였던 약 2조3300억원도 20% 이상 밑돌았다. 판매량과 매출의 성장만으로는 현재 기아의 수익성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기아도 단기적으로 EV 수익성보다 판매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는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시장은 축소되는 반면 E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현재의 판매 확대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와 모터, 열관리 부품 등 핵심 부품 원가를 향후 3년간 매년 약 10%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2~3년 안에 EV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아의 실적을 판단하는 기준도 판매량 자체에서 EV 한 대를 더 팔 때 남기는 이익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 EV 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인센티브를 얼마나 줄이는지, 부품 원가절감 목표가 실제 손익에 반영되는지가 2027년 수익성 회복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다.

NH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21% 넘게 낮추면서도 ‘매수’를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동화차 판매 확대와 시장점유율 상승이라는 성장 기반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 성장이 이익으로 전환되는 속도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기아가 다음 단계에서 증명해야 할 것은 전기차 판매량이 아니라 전기차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지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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