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이자 413억원…기본자본 확충은 별도 과제
![]() |
| ▲ 공시해설 [토요경제] |
한화생명이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내년 기존 자본증권의 조기상환 가능 시점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지급여력비율 개선 효과가 기대되지만 조달비용과 향후 자본구조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대표 권혁웅·이경근)은 전날 제9회 무보증 후순위사채 발행금액을 7800억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기본 발행 예정액인 4000억원보다 38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3일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최종 발행조건을 결정했다.
발행금리는 연 5.30%다. 발행 예정일은 오는 11일이며 만기는 2036년 11월 11일이다. 발행 5년 후인 2031년 11월 11일부터 감독규정상 요건을 충족하면 조기상환할 수 있다.
이번 발행의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지급여력비율 개선이다. 한화생명이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올해 9월 말 예상 K-ICS 비율은 165.2%다. 여기에 후순위채 7800억원을 반영하면 170.4%로 5.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K-ICS는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후순위채는 일반 채권보다 상환 순위가 낮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 산정에서 보완자본으로 인정받는다.
한화생명은 이번 조달을 통해 전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고 향후 자본 변동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170.4%는 발행 효과를 반영한 회사의 추정치다. 조달자금 운용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와 기존 자본증권 상환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 발행 이후 지급여력비율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기존 후순위채의 상환 일정과도 연결된다. 한화생명은 2022년 2월 발행한 7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에 대해 2027년 2월부터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존 후순위채를 상환하면 지급여력 산정에 반영된 보완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이번 신규 발행은 이러한 자본 감소 가능성에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해외 후순위채의 조기상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규 조달액 전체를 기존 채권의 차환액으로 단정하거나 영구적인 자본 순증가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자본 확충에는 비용도 따른다. 확정금리 5.30%를 발행금액에 적용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약 413억4000만원이다. 최초 5년간 같은 금리가 적용되며 이후에는 당시 5년 만기 국고채 평가금리에 1.433%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조정된다.
보험사가 자본완충력을 확보하는 대가로 매년 상당한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향후 실제 재무적 효과는 확보한 자금의 운용수익과 조달비용, 기존 채권 상환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을 종합해 평가해야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K-ICS 규제도 변수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부터 보험사의 기본자본비율에 대한 별도 감독기준을 도입한다. 기준비율은 50%이며 제도 안착을 위해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를 적용한다.
한화생명의 올해 6월 말 기본자본비율은 약 57%로 기준을 웃돌지만, 후순위채를 통한 보완자본 확충만으로 기본자본비율을 직접 높일 수는 없다.
기본자본을 강화하려면 보험영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축적하거나 요구자본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한화생명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자본 확충과 차환 준비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건은 확보한 자본완충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유지하느냐다. 선제적인 조달이 단기적인 건전성 방어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자본관리로 이어지려면 보험 본업의 이익 창출과 조달비용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