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계리가정 조정 -5403억에도 CSM 13.7조 유지
신규 CSM 95.6% 보장성…K-ICS 208%로 자본여력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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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생명 제2회 '금융소비자의 날' 행사 전경 [삼성생명 제공] |
삼성생명(대표이사 홍원학)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눈여겨볼 숫자는 1조8935억원의 순이익보다 보험계약마진(CSM)의 재충전 속도다. 기존 계약에서 CSM 7340억원을 상각해 손익으로 인식하는 동안 신규 계약에서는 1조7175억원의 CSM을 새로 확보했다. 미래이익을 소진하는 속도보다 다시 채우는 규모가 두 배 이상 컸다.
21일 토요경제 재무분석실이 삼성생명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계약 CSM은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한 1조7175억원이다. 같은 기간 CSM 상각익은 7340억원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두 숫자를 단순 비교하면 신계약 CSM은 상각액의 2.34배다.
이는 회계상 공식 지표는 아니다. 다만 기존 보험계약에서 미래이익을 손익으로 전환하는 속도와 새 계약을 통해 미래이익을 확보하는 속도를 비교하는 보조지표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이 상반기에 CSM을 7340억원가량 이익으로 전환하면서도 기말 CSM을 지난해 말보다 약 5000억원 늘어난 13조7000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다.
2분기만 떼어보면 이 구조가 더 뚜렷하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분기 계리가정 선진화 반영으로 CSM에서 5403억원의 마이너스 조정을 받았다. 여기에 3663억원을 상각했다. 그럼에도 신계약에서 8689억원의 CSM이 새로 유입됐고 이자부리 효과 1317억원이 더해지면서 2분기 말 CSM은 13조741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CSM 조정은 당장 현금이 빠져나갔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험금·사업비 등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하는 계리가정을 다시 평가하면서 앞으로 인식할 이익 규모를 조정한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런 조정을 받은 뒤에도 미래이익 잔액이 순증했느냐에 있다.
신규 CSM의 구성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보장성 신계약 CSM은 1조6426억원이다. 전체 신계약 CSM의 95.6%에 해당한다.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판매가 미래이익 증가의 대부분을 만들었다. 단순 저축성 외형 확대보다 보장성 계약에서 CSM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보험이익의 기반과 연결된다.
현재 손익에서는 다른 모습이 나타났다. 상반기 보험서비스손익은 5331억원으로 전년보다 35.9% 감소했다. CSM 손익도 6020억원으로 20.4% 줄었고 보험금·사업비 예실차는 지난해 400억원 이익에서 올해 1130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퇴직충당금 526억원과 인건비 증가분 약 300억원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도 보험서비스손익은 6157억원으로 전년보다 낮다. 따라서 보험 본업의 현재 이익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반면 기존 계약에서 예정대로 이익으로 넘어오는 CSM 상각익은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보험서비스손익 감소의 상당 부분이 기존 미래이익 기반의 급격한 훼손보다 예실차와 CSM 조정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올해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투자부문이다. 상반기 투자손익은 1조8580억원으로 전년보다 82.0% 증가했다. 여기에는 즉시연금 관련 충당금 환입 4257억원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해도 투자손익은 1조4323억원으로 전년 1조210억원보다 약 40% 많다. 배당수익과 자회사·연결손익 증가가 함께 작용했다.
따라서 삼성생명의 상반기를 ‘투자이익으로 보험손익 부진을 가렸다’고만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현재 손익에서는 투자부문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미래 보험이익을 만드는 신계약 CSM은 오히려 빠르게 증가했다.
자본여력도 함께 유지됐다. 6월 말 K-ICS 비율은 208%, 기본자본 K-ICS 비율은 177%다. 신계약 확대와 CSM 증가 과정에서 지급여력비율이 20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성장과 자본건전성이 동시에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생명의 다음 과제는 13조7000억원의 CSM 자체를 더 크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신규 CSM을 현재처럼 빠르게 확보하면서 예실차와 가정 변경에 따른 조정을 줄여 이를 실제 보험서비스이익으로 전환해야 한다.
상반기 숫자는 그 기반까지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CSM 7340억원을 상각하는 동안 1조7175억원을 새로 확보했다. 현재 이익은 투자부문이 끌었지만 보험의 미래이익은 기존 계약의 소진 속도보다 빠르게 다시 채워지고 있다. 삼성생명 상반기 실적에서 순이익 1조9000억원보다 주목할 숫자는 이 2.34배의 격차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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