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무공개매수제 균형점 주문…'50%+1주'보다 매수 순서가 쟁점

위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8 15: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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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먼저 사면 소액주주 매각 기회 축소…주주평등 논란
국내외 운용사 18곳 안분매수 요구…M&A 위축 우려와 절충 과제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과정에서 소액주주 보호와 인수합병(M&A) 활성화의 균형을 주문했다. 국회가 논의 중인 '50%+1주' 의무매수 비율보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에게 주식 매각 기회를 어떻게 배분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의무공개매수제의 구체적인 매수 비율과 방식에 대한 공개 의견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소액주주에게 공평한 매각 기회를 보장하면 기존 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유인이 줄어들고, 반대로 지분 전량 매수를 의무화하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상장기업의 경영권이 이전될 때 기존 지배주주뿐 아니라 일반주주에게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인수자가 최대주주 지분만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은 지분을 매각한 대주주에게 집중되고 일반주주는 동일한 가격으로 주식을 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9월 17일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같은 달 28일 법제사법위원회도 통과했지만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반발로 본회의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등을 의무공개매수 대상으로 규정했다. 인수자가 기존에 확보한 지분을 포함해 발행주식 총수의 50%에 1주를 더한 수까지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개정안은 지배주주의 지분을 먼저 인수한 뒤 나머지 물량을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하는 방식을 허용한다.

이 경우 일반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할 기회는 기존 지배주주의 보유 지분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최대주주가 지분 45%를 보유한 상장사를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인수자는 최대주주 지분 45%를 먼저 매입하고 나머지 5%에 1주를 더한 물량만 공개매수하면 된다.

나머지 지분 55%를 보유한 일반주주 전원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이들이 실제 매각할 수 있는 물량은 보유지분의 약 9.1%에 그친다.

최대주주는 보유지분 전량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매각하지만 일반주주는 극히 일부만 같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동일한 조건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안분비례 방식에서는 결과가 달라진다.

전체 주주가 공개매수에 참여하고 인수자가 총발행주식의 50%에 1주를 더한 물량을 매입한다면 대주주와 일반주주 모두 보유지분의 약 절반을 매각할 수 있다.

동일한 가격과 총매수 물량을 전제로 하면 인수자의 매수대금 총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기존 대주주는 지분 전량을 처분하지 못할 수 있어 경영권 매각 협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이 문제 삼는 부분도 이 같은 매각 기회의 불균형이다.

지난 9월 30일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대주주 지분을 먼저 매입하는 선행매수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운용사들은 '50%+1주'라는 부분매수 기준 자체보다 동일한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서로 다른 매각 비율을 적용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반면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지배주주가 보유지분을 전량 처분하지 못하면 경영권 매각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영권 이전을 위해 인수자와 기존 대주주가 지분 전량 매각을 전제로 협상한 경우 안분비례 방식이 거래 성사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주주의 지분을 100% 공개매수하도록 의무화하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인수자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 일부 거래가 무산되거나 인수 참여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대주주 지분을 우선 인수한 뒤 나머지 물량을 일반주주에게 안분하는 절충안까지 언급한 것도 이러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는 대통령이 소개한 여러 의견 중 하나로, 정부가 해당 방식을 최종 입법 방향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의무공개매수제가 시행되면 증권사와 사모펀드 운용사 등 기업 인수에 참여하는 금융투자업계도 영향을 받는다.

인수자는 경영권 지분 외에 추가로 매수해야 할 주식 규모와 자금조달 계획을 검토해야 한다. 기관투자자 역시 보유 기업의 경영권이 변경될 때 주식 매각 기회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지에 따라 투자수익이 달라질 수 있다.

주주평등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면서 인수합병의 자금 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제도 설계의 핵심이다.

특히 현재 논의 중인 법안처럼 50%+1주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대주주 선행매수를 허용하는지에 따라 일반주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공유하는 비율은 크게 달라진다.

국회가 향후 매수 비율과 매각 기회 배분 방식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의무공개매수제의 실질적인 소액주주 보호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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