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수주 확보 이어 2단계 투자 협력…생산 확대와 공급망 안정화 기대
| ▲ 포스코퓨처엠 |
포스코퓨처엠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본과 구매 수요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음극재 사업 확대에 나선다.
포스코퓨처엠(대표 엄기천)은 3일 현대차그룹과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 협력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포스코퓨처엠이 추진하는 베트남 음극재 사업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생산 제품의 우선구매권 확보를 추진한다. 양사는 전기차 성능에 맞춘 음극재 선행 개발과 품질 평가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의 의미는 단순한 투자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소재 기업과 이를 사용할 완성차 기업이 투자 단계부터 협력한다는 점이다. 포스코퓨처엠에는 추가 투자재원과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기회가 되고, 현대차그룹에는 핵심 배터리 소재의 조달 기반을 다변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약 3570억원을 투입해 베트남 타이응웬성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4월 현지 투자승인을 받은 데 이어 7월 착공했으며,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1단계 생산물량에 대한 고객사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공장은 초기 연간 약 2만30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최대 5만5000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부지에 들어선다.
주목할 부분은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이 2단계 투자 추진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1단계 생산물량의 판매처가 이미 확보된 만큼 포스코퓨처엠은 추가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분투자가 현실화하면 2단계 증설에 필요한 자본 부담을 나누면서 장기적인 판매 기반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수주 실적도 사업 확대의 근거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6710억원 규모의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에는 또 다른 대형 계약으로 약 1조149억원의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확보했다.
특히 3월 계약은 회사가 2011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한 이후 최대 규모다. 다만 기존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번 현대차그룹의 투자 검토와는 구분해야 한다.
베트남 생산거점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배터리의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다. 글로벌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무역규제 강화로 생산지역과 원료 조달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베트남의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전력비, 물류비 등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고객사에 대한 공급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이번 협력으로 소재 확보부터 제품 개발까지 공급망에 대한 관여를 확대할 수 있다. 단순 구매계약보다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에 체결한 것은 투자의향서다. 실제 투자금액과 지분율, 출자 시기, 우선구매 물량과 가격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베트남 생산만으로 미국과 유럽의 공급망 관련 규제 요건을 자동 충족하는 것도 아니다. 원료의 조달 경로와 생산공정 등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이번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는 향후 본계약 체결과 2단계 증설 결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이 기존 수주를 바탕으로 첫 해외 음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한 데 이어 완성차 업체의 투자 참여까지 이끌어낼 경우, 생산능력 확대와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는 성장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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