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반 유형별 분산조사 보완…사건 따라 인력 탄력 배치
조사권 강화 속 사건선정 기준·기업 방어권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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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과 플랫폼, 민생 독과점 등 여러 쟁점이 얽힌 대형 사건을 한 조직에서 집중 조사하는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에는 시장지배력 남용, 부당지원, 담합 등을 담당 부서별로 나눠 처리했다면 오는 10월부터는 약 40명 규모의 중점조사기획단이 복합사건을 한꺼번에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주요 기업집단 입장에서는 개별 거래 하나보다 계열사 관계와 시장지배력까지 연결해 보는 조사에 대비해야 하는 변화다.
23일 공정위와 관련 법령에 따르면 중점조사기획단은 다음달 1일 조사관리관 아래 국 단위 조직으로 출범한다. 기존 7명 규모 중점조사팀에 33명을 추가해 약 40명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며 2028년 9월30일까지 2년간 한시 운영된다.
조직은 조사관리관 아래 중점조사기획단장을 두고 그 밑에 중점조사1담당관, 중점조사2담당관, 중점조사3담당관을 배치하는 구조다. 공식 직제에서도 각 담당관의 조사 분야를 기업집단·플랫폼·담합 등으로 미리 나누지 않았다. 조사관리관이 중점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의 조사와 시정조치, 과징금 부과, 이행 확인 등을 맡도록 규정했다.
이 조직도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시장감시국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 카르텔조사국은 담합, 기업집단감시국은 부당지원·사익편취 등 각각 전문 분야를 담당한다. 중점조사기획단은 이 같은 기존 조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법 위반 가능성이 동시에 얽힌 사건에 별도로 인력을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추가하는 것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조직 확대 이유로 기존의 분절된 조사방식이 복합사건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해왔다.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민생과 연관된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인공지능이 결합된 복합사건 등을 기획단이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점조사기획단을 대기업만 겨냥한 조직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대규모 기업집단이 받는 영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별도로 기업집단감시국의 불공정거래 조사인력을 22명 늘리는 한편 37명 규모 경제분석국도 신설한다. 경제분석국은 사건의 경쟁제한 효과와 산업·시장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사조직과 경제분석 기능이 동시에 커지는 셈이다.
토요경제가 앞서 보도한 대기업 상표권 사용료 문제도 이런 변화와 연결해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브랜드 사용료의 정상가격과 부당지원 여부가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특정 내부거래가 계열사 간 이익 이전뿐 아니라 시장지배력이나 다른 경쟁제한 문제와 연결되는지도 함께 검토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실제 어떤 기업과 사건이 중점조사기획단에 배정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사역량 확대에 따른 우려도 있다. 사건별로 담당 영역을 고정하지 않는 방식은 인력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외부에서 사건 선정 기준과 조사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기존 시장감시국·카르텔조사국·기업집단감시국과의 역할 중복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과잉조사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공정위와 기업 간 조사 절차를 둘러싼 법적 충돌도 변수다. 법원은 최근 쿠팡의 현장조사 결정과 한화 관련 자료제출 명령에 대해 각각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주 위원장은 조사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지만, 조사권이 확대될수록 조사 범위와 절차, 기업의 방어권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수 있다.
공정위가 기획단을 2년 한시조직으로 출범시키는 것도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한 장치로 볼 수 있다. 운영 성과와 부작용을 확인한 뒤 존속기한을 연장하거나 정규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
결국 10월 조직개편의 핵심은 조사인력 40명 자체보다 조사 방식의 변화다.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와 플랫폼 지배력, 담합처럼 기존 부서 경계를 넘는 사건을 하나의 조직이 연결해 볼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사건 선정의 객관성과 조사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새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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